1700년 전 땅에 묻힌 향나무, 바다에서 솟아오르다.

완도 고금 수효사 1700년전 매향된 침향나무로 만든 미륵불 조성

1700년 전 땅에 묻힌 향나무, 바다에서 솟아오르다.

완도 고금 수효사 1700년전 매향된 침향나무로 만든 미륵불 조성… 완도군, 문화재 지정 추진


탄소동위원소 연대 측정 결과 약 1,700년전 백제시대 매향된 침향나무로 조성된 완도 고금 수효사 미륵불과 약사불



매향(埋香)이란 불교에서 미래에 미륵불의 세계에 태어날 것을 기원하며 향나무를 묻는 의식을 일컫는다. 그런데 전남 완도군 고금도 수효사에 약 1700년 백제시대에 매향된 침향나무로 삼존불(三尊佛)이 조성하였다.


고금도 수효사 삼존불을 조성한 침향나무는 지난 2011년 8월 2일 전남 진도군 군내면 녹진리 해변에서 양식장 수로 확보를 위한 갯벌 굴착 공사과정에서 갯벌 속에 묻혀 있던 나무를 해남군 문내면 정용운씨가 발견한 것이다. 그 크기가 매우 커(길이 960cm, 둘레 540cm) 중장비를 동원하고서야 겨우 뭍으로 끌어낼 수 있었다고 한다.

정씨는 다음날 발굴 현장에서 그 나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고민하던 중에 발굴된 나무로부터 매우 강하면서도 신비스러운 향이 발산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정씨는 "끼니가 어려워도 불공만은 지극 정성으로 드리신 어머니의 모습이 늘 각인되어 이를 불상을 조성하기 위해 사용토록 해달라"며 수효사에 기증했다.


▲ 2011년 8월 2일 전남 진도군 군내면 녹진리 해변에서 양식장 수로확보를 위한 갯벌 굴착 공사과정에서 갯벌 속에 반결된 고금도 수효사 삼존불을 조성한 침향나무는 그 크기가 매우 커(길이 960cm, 둘레 540cm) 중장비를 동원하고서야 겨우 뭍으로 끌어낼 수 있었다고 한다. ⓒ 완도신문


침향나무를 기증받은 수효사 성일스님은 원형을 그대로 살려 불탑으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불상으로 조성할 것인지 기증자인 정씨와 함께 고민했다. 결국 매향에 깃든 염원대로 수효사 극락보전에 미륵불을 조성하는 데 뜻을 모으고, 목불 제작을 위해 약 6여년간 자연건조를 시켰다.

이후 불상의 조성을 위해 중요무형문화재 제108호 목조각장 목아 박찬수 선생(경남 산청, 여주 목아 박물관 관장)에게 침향 삼존불을 조성 의뢰 했다. 그 결과 2017년 1월 13일 아미타불을 먼저 수효사 극락전에 안치했으며, 그 후 5개월 뒤인 6월 20일 미륵불과 약사여래불까지 비로소 침향 삼존불이 모두 완성돼 극락전에 안치하게 됐다.

㈜씨엔티/경담연구소(나주 소재)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침향나무의 정확한 수종은 녹나무로 확인됐다. ㈜카본에널리시스랩(대전 소재)에 탄소동위원소 측정을 의뢰한 결과, 1770년과 1670년된 나무로 결과 값이 나왔다.

완도군청은 고금도 수효사 침향 삼존불을 문화재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완도군청 김광호 문화재 담당은 "매향 된 침향나무가 약 1700년된 것만 하더라도 그 가치는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남도에 문화재 지정 조사를 의뢰한 상태다"고 밝혔다.

▲ 흥미로운 건 매향으로 묻은 나무가 수백년이 지나면 침향이 되고, 침향이 된 뒤에는 '바다에서 용이 솟아 오르듯 스스로' 물위로 떠오르게 된다는 전설처럼 침향나무가 솟아오른 것이다. ⓒ 완도신문


또한 백제 시대 전남 지방에 불교가 마라난타에 의해 영광 법성포에 도입된 384년 9월 이래 남도 지방 대중들의 불교문화에 대한 연구자료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흥미로운 건 매향으로 묻은 나무가 수 백년이 지나면 침향이 되고, 침향이 된 뒤에는 '바다에서 용이 솟아오르듯 스스로' 물 위로 떠오르게 된다는 전설처럼 침향나무가 솟아올랐다는 점이다.

고금 수효사 성일스님은 "여러 가지 의미가 많은 침향나무로 만든 미륵불인데, 제 스승님도 항상 통일을 발원하고, 목불을 제작한 목조각장 박찬수 선생도 통일을 염원하며 만들었다고 한다" 면서 '민중구원의 염원을 담은 미륵불을 비롯한 침향 삼존불 조성이 한반도 평화의 좋은 기운을 가져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주성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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