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의 신안 갯벌

‘한국의 갯벌’은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기까지 서천갯벌, 고창갯벌, 신안갯벌, 보성-순천갯벌 등 5개 지역 연속유산 네트워크의 중심 역할을 했고, 등재 추진 실무를 담당했던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이 연재하는 칼럼이다.

지금까지 이런 갯벌은 없었다 세계 유일의 신안갯벌

신안 갯벌은 한국에서 가장 넓은 습지 보호 지역으로 천여 개의 섬을 둘러싸고 있다. 갯벌에서 관찰할 수 있는 모든 유형의 갯벌이 관찰되는 신안 갯벌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독특한 갯벌이다. 그중에서 단연 화룡점정이라고 할 수 있는 존재는 세계 유일의 특이퇴적체인 ‘모래-자갈 선형체(Sand-Gravel String)’이다. ‘모래-자갈 선형체’라는 이름은 가칭으로서, 신안갯벌에서 최초로 발견되어 아직까지 형성 과정과 형태에관 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앞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세계 유일이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이름이 명명될 것으로 기대한다.



모든 유형의 갯벌이 관찰되는 신안 갯벌의 다양성

신안 갯벌은 대조차의 환경이면서도 서남해안에 위치 하고 있어 여름의 태풍과 겨울의 풍랑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환경과 지리적인 특징에 따라 모든 유형의 갯벌이 관찰되고 있다. 외해로 열려 있는 방향의 갯벌은 모래가 우세한 모래갯벌과 사빈이 발달하고 있다. 이는 여름의 태풍과 겨울의 풍랑처럼 강한 에너지를 직접 받는 지역의 특징으로 입자가 크고 무거운 모래가 쌓이기 때문이다. 임자도, 증도, 자은도가 이런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으며 각각 대광해변, 우전해변, 둔장해변이 대표된다. 반면, 섬에 가려진 반대편은 아주 고운 입자의 펄갯벌이 넓게 발달하고 있다. 이런 특징에 따라 바다에서 육지 방향으로 갈수록 단단한 모래갯벌에서 고운 입자의 펄갯벌로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01.사람과 물새의 공존, 검은머리물떼새 02.갯벌을 누비는 고고한 자태, 노랑부리백로
                             03.모래갯벌의 재간둥이, 달랑게

드넓은 갯벌 위의 고독한 수호자, 특이퇴적체

‘모래-자갈 선형체’로 불리는 특이퇴적체는 베일에 쌓인 미스터리한 존재이다. 아직까지 정밀한 연구조사가 수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형성 원인이 규명되지 않아 학술적으로나 지질학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 특이퇴적체는 아주 고운 펄갯벌 위에 굵은 입자의 모래와 자갈, 패각이 2.4㎞ 길이의 일직선으로 퇴적된 독특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 사면에서 차오르는 조석과 외해에서 밀려오는 퇴적물의 공급, 태풍과 풍랑의 조화로 인해 형성되었을 것으로 추측할 뿐이다.

수십만 마리의 철새가 쉬어 가는 명품 휴게소

신안갯벌은 한반도를 경유해 가는 철새들에게는 중요한 장소이다. 수천 km의 망망대해를 쉼 없이 건너온 철새들이 휴식을 취하고 먹이를 구하는 첫 번째 쉼터이기 때문이다. 신안갯벌 중 압해도 갯벌은 수많은 철새에게 풍부한 먹이와 안전한 쉼터를 제공하고 있어 동아시아 대양주 철새 이동경로 중 중요 경로로 인정받았다. 대표적인 멸종위기종인 알락꼬리마도요, 붉은어깨도요, 노랑부리백로, 검은머리갈매기, 검은머리물떼새 등이 머물러 가는 중요한 지역이다. 이들 철새를 부양하는 신안갯벌에는 갯벌의 재간둥이이자 청소부인 달랑 게, 갯벌의 멋쟁이 흰발농게, 갯벌의 최상위 포식자인 낙지 등 수많은 저서동물을 포함하여 2,169종의 동식물이 살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종다양성을 가진 신안갯벌은 철새들에게 최고의 명품 휴게소와 다름없다.

‘한국의 갯벌’은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기까지 서천갯벌, 고창갯벌, 신안갯벌, 보성-순천갯벌 등 5개 지역 연속유산 네트워크의 중심 역할을 했고, 등재 추진 실무를 담당했던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이 연재하는 칼럼이다. 글, 사진. 고경남(신안군 세계유산과 과장,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 연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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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