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에 고요를 주는 인문학적 정신 유산의 탐색 전통 산사 문화재 활용 사업

내면에 고요를 주는 인문학적 정신유산의 탐색 전통산사문화재 활용사업

우리나라는 전국 어느 산을 찾든 으레 산사와 마주하게 된다. 전통 산사는 인문학적 정신유산과 역사자원이 풍부하여 문화유산적 가치를 탐색해 보기에 더없이 좋다. 2017년 첫선을 보이며 지역주민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문화재청의 ‘전통산사문화재 활용사업’이 올해는 전국 51건의 사업으로 찾아갈 예정이다. 각 산사가 지닌 특색과 고유의 이야기, 문화유산적 가치를 담은 전통산사문화재 활용사업을 소개한다.


                             00.전라남도 나주시의 <호랑이는 석장승을 등에 업고> ©문화재청

                             01.경기도 의왕시의 <청계사 이야기 인쇄소> ©문화재청

                             02.경상북도 경주시의 <칠불암 5감(感) 힐링체험> ©경주시청

사찰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체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사찰에는 그곳에서만 계승되는 정신유산과 특유의 이야기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기획된 다양한 프로그램은 사찰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체험을 선물한다. 전라남도 나주시의 <호랑이는 석장승을 등에 업고> 사업에서는 불회사와 사찰 숲을 배경으로 불회사만의 역사와 전통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되었다. 불회사의 창건 설화에 나오는 원진 국사와 호랑이의 인연을 바탕으로 기획된 이 사업은 불교문화의 전통성과 지역문화유산을 현장에서 접하며 참살이(몸과 마음의 건강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일)를 할 수 있게 구성하였다.

불회사를 품고 있는 덕룡산 자락의 편백숲, 비자림 숲, 동백숲을 거닐며 명상을 통해 ‘나’를 찾고, 밤하늘 사계절의 별 자리를 보며 문화유산 이야기를 듣는 ‘템플 포레스트’가 1박 2일로 진행되었다. 또한 미션을 수행하며 문화유산을 체험하는 ‘이야기 여행 범과 함께’, 불교문화를 주제로 한 강연과 공연이 진행되는 ‘덕룡산 알쓸신잡’, 문화유산 장소별로 QR코드를 통해 퀴즈를 풀어보는 ‘유퀴즈 인 더 템플’ 등도 높은 호응을 받았다.

경기도 의왕시의 <청계사 이야기 인쇄소> 사업에서는 청계사의 사찰문화유산을 중심으로 음악, 미술, 답사, 교육 등을 진행하였다. 경기도 유형문화재인 ‘청계사 목판’을 활용하여 각자장 이수자에게 전통 기술을 배우고 목판 인쇄를 직접 해 보는 ‘청계사 경판학교’가 운영되었다. 또한 신중도 지물과 공양물을 활용한 미술 체험과 신중도 천인의 악기 비파를 배우는 ‘신중도에서 찾는 나의 아이템’, 청계사 일대를 거닐며 미션을 수행하고 미션에서 획득한 펜던트로 염주를 만드는 등의 게임이 다채로운 ‘내 손 안의 청계’ 등이 선보였다.


                   03.광주광역시 북구의 <산사에서 찾는 소확행, 더 힐링스토리> 원효콘서트 ©무등산 원효사

                   04.충청남도 논산시의 <쌍계 마바시(마음을 바꾸는 시간)> 쌍계 인장제작소 ©논산 쌍계사

                   05.전라북도 익산시의 <익산 미륵사지 세계유산 미디어아트 페스타-태평성대

                        (太平聖代): 빛으로 피어난 천년의 이야기> ©문화재청



산사가 주는 힐링 온전히 누리기

고요한 전통 산사에서의 심미적 체험을 통해 심신의 건강을 되찾아주는 힐링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경상북도 경주시의 <칠불암 5감(感) 힐링체험> 사업에서는 국보 <경주 남산 칠불암 마애불상군>이 있는 사찰 칠불암에서 문화유산의 역사와 예술적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융·복합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칠불암 일곱 부처님의 7을 스토리텔링하고 칠불암의 경관을 활용해 구성한 ‘7행운을 잡아라’가 대표적이다. 마음을 비우는 화두 체험, 산사의 소리 힐링음악 감상, 숲과 자연의 향기가 함께하는 아로마 요가 등이 힐링을 안겨 주었다. 올해는 이에 더해 지역문화재 활용 ICT(정보통신기술) 실감콘텐츠로 AR(증강현실)과 VR(가상현실)을 이용하여 ‘메타버스와 함께 체험하는 칠불암 힐링 체험’도 준비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북구의 <산사에서 찾는 소확행, 더 힐링스토리> 사업에서는 원효사의 역사적 의미를 이해하고, 무등산이 선사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산사문화 체험을 제공하였다. 원효(元曉)의 한자음에서 따온 처음이[으뜸, 元]와 밝음이[새벽, 曉]라는 캐릭터로 분장한 소리광대와 함께 원효사에서 사자암까지 문화유산을 배우며 거니는 ‘처음이와 밝음이의 무등산 산책’, 원효사 문화유산을 스토리텔링하여 제작한 웹툰을 컬러링해 보는 ‘웹툰 원효 컬러링 스쿨’, 무등산과 원효사에 대한 문화해설과 음악공연이 어우러진 콘서트 ‘산사 이야기를 담은 원효콘서트’에 많은 참가자가 찾아주었다.

충청남도 논산시의 <쌍계 마바시(마음을 바꾸는 시간)> 사업에서는 산사문화와 현대문화가 어우러진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쌍계사 대웅전 단청과 전각기법에 대해 배우고 이를 활용해 디자인하고 상품으로 개발해 보는 ‘꽃창살 디자인학교’, 쌍계사 건축물의 목구조를 활용해 목공 체험을 하는 ‘쌍계 목공아카데미’, 대웅전 문살에 이용된 전각기법을 활용하여 돌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며 인장을 만드는 ‘쌍계 인장제작소’ 등이 진행되었다.


불교문화유산의 서사가 담긴 미디어아트

지난해에는 불교문화유산을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 쇼도 펼쳐졌는데, 각 문화유산의 오랜 서사가 담겨 있어 더 특별했다. 경상남도 양산시의 <천년고찰 세계유산 통도사 ‘화엄세계로의 초대’ 미디어아트 쇼>는 통도사 창건설화와 세계문화유산의 가치를 디지털미디어 매핑, 인터랙티브, 홀로그램, VR 등 최첨단 미디어 디지털 IT를 접목한 미디어아트로 표현하였다. 디지털 미디어아트 매핑, 빛 오브제, 디지털 민화 특별전으로 구성한 총 3개의 주요 프로그램과 무풍한송로와 성보박물관 일대 공간을 활용한 총 11개 콘텐츠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였다.

전라북도 익산시의 <익산 미륵사지 세계유산 미디어아트 페스타-태평성대(太平聖代): 빛으로 피어난 천년의 이야기>에서는 세계문화유산 미륵사지의 장엄함을 보여주는 미디어아트 쇼가 펼쳐졌다. 백제 무왕의 꿈이 실현된 익산에서 1,400년 전 무왕의 탄생부터 성장, 왕위 등극, 죽음에 이르는 대서사를 구성하고 ICT를 활용하여 백제왕도 익산을 구현하였다. 특히 미륵사지 동탑과 서탑을 연결한 길이 60m, 높이 10m의 초대형 무빙스크린에서 펼쳐진 웅장한 미디어파사드가 단연 압권이었다는 평을 받았다. 올해도 전통 산사와 불교문화유산을 활용한 미디어아트 쇼가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불교문화유산을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 쇼도 펼쳐졌는데, 각 문화유산의 오랜 서사가 담겨 있어 더 특별했다.


2023년 새롭게 선보이는 ‘전통산사문화재 활용사업 세종 - 비암사 1600년 전 비암사 문화역사 속으로 경기 고양시 중흥사, 국녕사 도전, 북한산 승병 체험 강원 동해시 삼화사 무릉계곡 병풍삼아 삼화사 있더라 전북 무주군 안국사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안국사 이야기 전남 강진군 무위사 무위사 야단법석(野壇法席) 장성군 백양사 백학 타고 백양에 노닐다 경북 포항시 보경사 나랑 절이랑 폭포랑 만난 “시절인연”       글.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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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