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 년 전 별똥별 떨어진 그곳

주변은 높이 200~700m의 산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쳐진 이 분지가 바로 한반도 최초 운석충돌구(Impact Crater) ‘적중·초계분지’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운석 충돌구로 합천 운석충돌구라고 부른다.

별똥별 떨어진 그곳

대암산(591m), 적중·초계분지

대암산은 경남 합천군 초계면에 있는 산이다. 그곳은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있고 이 산 아래에 5만 년 전 운석이 떨어져 엄청난 폭발이 있었고, 중심부가 넓은 그릇처럼 움푹 팬 지형이 생겨났다. 초계면과 적중면 두 지역에 걸쳐진 지름 7㎞의 분지다. 이는 현재까지 공식 조사로 국내에서 확인된 유일한 운석충돌구다. 


주변은 높이 200~700m의 산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쳐진 이 분지가 바로 한반도 최초 운석충돌구(Impact Crater) ‘적중·초계분지’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운석 충돌구로 합천 운석충돌구라고 부른다.

                      초계면과 적중면에 걸쳐 있는 '적중-초계 분지'. 5만 년 전 한반도에 운석이 떨어져 생긴

                      운석충돌구. 사진 합천군

합천군에 따르면 2020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조사·연구 결과 합천 운석충돌구는 약 5만 년 전, 지름 200m 크기 별똥별이 강타하면서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수만 배” 달하는 1400메가톤 운석 충돌 에너지가 발생했다고 한다. 그 충격파로 뜯기고 밀려 나간 바위들은 구덩이 가장자리를 둘러싼 높은 산지가 됐다. 연구원이 분지 곳곳을 시추(試錐)한 결과, 100m가 넘는 지하에서 운석 충돌로 생기는 원뿔형 암석 구조가 확인됐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확실한 운석 충돌 증거물인 ‘충격원뿔암’이었다.


경남 합천군 적중-초계분지에서 발견된 '충격원뿔암'. 전 세계적으로 운석 충돌을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물이다.  사진 합천군

또한 운석 충돌 당시 강한 충격과 고열은 기존 암석을 녹이고 주변으로 날아가게 만드는데 이때 녹았다가 식으면서 굳어진 ‘충격용융탄’도 초계·적중면 일원에서 쉽게 발견됐다. 이런 합천 운석충돌구 연구 결과는 지질학 국제학술지 ‘곤드와나 리서치(Gondwana Research)’에도 실렸다.

운석충돌구는 관광 자원으로도 조명받는다. 합천군은 운석충돌구를 세계적인 지오사이트(Geosite·지질학적으로 유의미한 특이장소) 관광 명소로 개발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세계지질테마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2022년 10월부터 10개월 관련 용역을 실시,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이미 운석충돌구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대암산 일원에 임도와 주차장을 설치하고 관광안내소 조성은 마쳤다. 운석충돌구를 둘러싼 크고 작은 산을 종주할 수 있는 탐방로(33㎞)도 정비 중이다.

경남 합천군 초계면과 적중면에 걸쳐 있는 '적중-초계 분지'. 5만 년 전 한반도에 운석이 떨어져 생긴 '운석충돌구'가 내려다 보이는 대암산에서 한 시민이 패러글라이딩을 하고 있다. 사진 합천군


‘지오사이트’ 관광명소화…세계지질공원 조성 추진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합천 운석충돌구 거점센터 건립도 진행하고 있다. 센터는 전시, 영상체험, 관광정보 제공, 카페테리아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민다. 또한 국가지질공원 인증도 준비하고 있다. 그 이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도 추진할 계획이다. 국내 국가지질공원 13곳 중 4곳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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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문 기자 다른기사보기